2025. 3. 1. 09:04ㆍ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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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
상호연결성이 높아진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한 개인의 뛰어난 능력보다 서로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협업 능력이다. 나와 상대를 구분하지 않는 상생의 전략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열쇠가 된다.

‘매일’을 공유하기
필자는 올해부터 회사에서 맡은 업무가 변경되면서 직원을 교육하는 일을 새롭게 담당하게 되었다. 입사 5년 차 이하의 직원들을 위한 교육으로 20일간의 프로젝트를 통해 업무의 루틴을 만들 수 있는 리추얼 프로그램을 실행하였다. 리추얼이란 사소하지만 꾸준히 실행하면서 변화를 불러 오는 의식적 습관을 의미한다.
누구나 한 번쯤 새해 계획표를 작성해 보았을 것이다. 이를 성공리에 완수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 계획을 짜면서 파이팅 넘치게 시작하지만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필자가 맡은 직원들은 20일의 프로젝트가 끝이 났을 때 자신이 정한 루틴대로 변화된 모습을 유지하며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계획대로 목표를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비법은 무엇일까?
직원들은 매일 자신의 목표 실행 여부를 ‘공유’하고, 매일 자신을 돌아보며 내일을 기약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 혼자 알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정보를 나누다 보니, 부담감이 있고 힘들기도 하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칭찬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어느덧 20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갔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루틴을 반복하고 있다는 뒷이야기도 들렸다. 매일 아침 운동하기, 출근길 경제 뉴스 듣기, 자리 정돈하고 업무 시작하기, 하루에 고객들에게 몇 번 권유하기 등 구체적인 실행 목표들을 적어두고 실행하고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며 마무리를 한다고 한다.
함께 감사 일기를 쓰다
그리고 직원들은 매일 한 줄이어도 감사 일기를 써나갔다. 어떤 날은 감사한 일들이 생기기도 하고 어떤 날은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최악인 날들도 있으며 몸이 아픈 날도 있을 텐데 그런 날에도 변함없이 감사 일기를 적었다. 아주 사소한 것도 있지만, 삶을 바라보는 마음 자세는 일기 속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예전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감사 일기를 쓰면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진다.’라고 생각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선생님은 반 아이들과 1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감사 일기를 쓰는 도전을 시작했다. 매일 감사 일기를 쓸 것이라고 첫 공지를 한 순간, 아이들의 하나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선생님, 저는 감사할 게 없는데요?”, “매일 똑같은 하루라 감사할 일이 하나도 없어요.” 필자 역시 초등학생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모습이 백번 상상이 갔다. 볼멘소리들이 폭죽처럼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선생님은 침착한 태도로 이들을 설득했다. 설득 반 강제 반에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한 아이들은 처음엔 한 줄을 쓰는 것도 버거워했고 피상적인 말들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한 달 후 세 가지의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한다.
첫째, 당연하게 바라보던 것들이 진심으로 감사하게 여겨졌다. 하루하루 숨을 쉬는 것, 두 발로 안전하게 걸어 다니는 것, 부모님이 살아 계신 것도 모두 감사한 일이었다.
둘째,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한 학생이 장난을 치다 계단에서 넘어져 살짝 머리가 부딪쳤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이 상황을 보고 나서 ‘그 친구가 크게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다음부터는 서로 조심해야겠다.’라고 일기를 쓴 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셋째,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우리를 위해서 수업을 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다.’라는 일기 내용을 보고 감동을 받은 담임선생님은 힘을 낼 수 있었고 고마움을 학생들에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기사를 접한 후, 감사 일기는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시키는 가성비 좋은 몇 줄이 아닐까 생각했다.
함께해 온 직원들도 20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감사 일기를 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 입사 1년 차 직원들인 이들은 첫 입사 당시 지니고 있었던 감사의 마음이 점차 사라지며 매일을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었는데 이런 시간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계획이나 목표를 지속적으로 성취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협업’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이 선생님, 반 친구들과 함께하지 않고 스스로 혼자서만 감사 일기를 썼다면? 신규 직원들이 혼자서 목표를 정하고 실행하고 매일 감사 일기를 썼다면? 특별한 결단이 아니고서는 얼마 안 있어 행동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무언가 지속 가능한 것이 어렵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주변 사람들과 함께 새해 리추얼을 시작해 보면 조금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말이다.

서로를 돕기 위해 얽혀 있는 관계
한편 필자의 회사에서는 연말에 각자의 성과대로 등수를 정하고 시상을 한다. 직원들 중 눈에 띄게 성장한 친구들이 있다. 처음부터 스스로 가진 역량이 뛰어나서 잘하는 직원은 사실 거의 없다. 무엇이 그들을 성장시켰을까?
매해 연말 성과평가를 진행하는 구글의 인사팀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성과를 내는 팀들은 항상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매해 훌륭한 성취를 이뤄내는 팀들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구글은 180여 개의 팀을 인터뷰하기 시작했다.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2년 동안의 분석 결과,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의 5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첫째, 심리적 안정감이다. 팀원들은 자신의 생각을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더 좋은 성과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도 괜찮다는 믿음이 팀 안에 형성되어 있었다. 둘째, 팀원들 서로를 향한 믿음이다. 단독업무가 아닌 협업 프로젝트가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들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셋째, 투명함이다. 기업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R&R(역할과 책임)이 분명해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계획과 목표를 공유했다. 넷째, 자아실현을 위한 목적의식이다. 업무에 의미를 부여하고,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경향이 강했다. 다섯째, 내가 하는 업무가 팀 성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믿음이다.
뛰어난 능력 이전에 서로에 대한 믿음, 투명함, 심리적 안정감이 비결이었다. 누군가 실패했다고 비난하지 않고, 누군가 성과를 냈다고 시기하지 않고, 온전히 내 편이 되어 주는 동료를 발견할 때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은 높아진다. 필자 회사의 신규 직원들 중 높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도 이와 같았다. 자신의 역할에 대한 긍지와 구성원들을 믿는 신뢰를 바탕으로 솔직함과 자율성까지 겸비한 직원들이 큰 성장을 이루는 것을 보았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가 함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서로 얽혀 있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관계를 통해 연합하기도,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자어 ‘갈등葛藤’은 칡葛과 등나무藤가 서로 얽혀 있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칡과 등나무는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해 얽혀 있어 모두 죽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런데 레드우드라는 나무는 군락을 이뤄 서로 뿌리가 얽혀서 어떤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와도 쓰러지지 않고 3천 년 이상 생명력 있게 살아간다. 서로를 돕기 위해 얽혀 있는가?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해 얽혀 있는가? 상생을 위해 우리는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회사에서는 뛰어난 인재도 필요로 하지만 함께 협업할 줄 아는 사람, 서로를 도울 줄 아는 사람을 더욱 선호한다. 나무의 성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넓게 서로 엉켜서 영양분을 고루 나누고 있는 뿌리처럼 말이다. 2025년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토핑 경제’라는 말이 있다. 피자 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토핑을 더 올리듯, 개인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상품과 서비스를 찾는 소비 경향을 가리킨다. 우리는 인생이란 도우 위에 어떤 토핑을 올릴 것인가? 배려, 협력, 신뢰, 감사와 같은 토핑을 얹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관점, 행동, 삶, 회사, 가정에 놀라운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글쓴이 안주이
24년간 은행원으로 근무하며 WM(Wealth Management) 분야에서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재무 관리와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2024년부터는 마케팅 코치로 활동하며, 대외적인 금융 교육과 직원 대상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KAC 한국코치협회 인증 코치로 전문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인드교육 전문 강사로서 학생, 공무원, 기업인을 대상으로 마인드 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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