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속 진주를 찾는 기쁨으로 1

2024. 3. 26. 20:28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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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속 진주를 찾는 기쁨으로 1

 

새 학기를 준비하는 교사의 마인드셋

 

새 학기를 준비 하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을 바라보는 교사의 마음가짐이다. 이

번에는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부모, 직장에서의 상사 등을 가

르치고 이끄는 입장에 서는 사람들이 가르침을  받는 대상자들을  향해 꼭가져야 할

필수적인 마음의 자세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초등학교에 '봄방학'이 있었다. 그런데 10여년 전부터 학사 일정이 달라졌

다. 대부분의 초등학교들은 12월 말이나 1월 초에 학기를 모두 마친 뒤, 봄방학 없이

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곧바로 3월부터 새 학기를 시작하는 운영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 한 달 동안 교사가 충실하

게 새 교육과정을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이 기간에 교사들은 함께 모여서 토론도 하고 자료를 찾아본다. 그러면서 새롭게 만

날 학생들을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학습자료를 준비한다. 이때 계획

을 얼마나 치밀하게 짜고 준비하느냐가 그해 1년 교육살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계획보다 더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을 바라보는

교사의 마음가짐이다. 요리를 할 때 필요한 재료와 도구가 잘 갖춰져야 정해진 시간

에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것처럼, 교육자에게도 미리 준비된 '마음의 지도'가 있어야

한다. 마음속에서 먼저 학생들을 향한 상像이 만들어지면,  뒤따라오는 구체적인 계

획을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고, 불시에 생기는 사건 앞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어느 드라마에서 배운, 타인을 위한 사명감

 

한때 전 국민을 떠들썩하게 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 내용 중,  필자에게 유난히 큰

감동을 준 장면이 있다.  극 중 상황은 지진으로  많은 사람이 사고를 당한 상태였다.

이때 한 젊은 의사가  맥박이 멈춘  사람을 붙들고 심폐소생술을 하며  "살릴 수 있습

니다!"라고 울며 절규한다.  하지만 의사 선배는 그의 뺨을 때리며, 더이상 어리광 부

리지 말고 빨리 다른 곳에  가서 살릴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살려 내라고 단호하게 소

리친다.

 

그 뒤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죽어가는  환자들을 살리는 모습을 배경으로 '의사

윤리강령'이 낭독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제 의료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매 첫째,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

각하겠노라....."

 

개인의 이익과 즐거움보다는  타인을 위한 사명감으로 가득찬 문구와, 그것을 따르

고자 하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너무 멋졌고, 보는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먼 나라 이야기처럼, 교사들도 관심없는 사도헌장

 

교사에게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 1958년에 제정된 '교원윤리강령', 1982년  스승

의 날에 교사들이 직접 만들어 공포한 '사도헌장과 사도강령',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2005년  교총에서 발표한  '교직윤리헌장' 등이 있다.  의사가 육체의 건강을 책임지

는 것처럼,  교사는 정신적 건강과 지혜를 키우는 일을 담당한다고  볼 때, 교사가 가

져야 할 마인드는 어쩌면 의사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교사들에게는 사도헌장이 별로 알려져 있지도 않고,  중요하게 여기지

도 않는다. 교육의 결과가 금방 눈앞에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특히 최근에는 교사와

학생 외에 다른 상황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사도헌장의 항목들은 더욱 더 먼 나

라의 이야기가 되었다. 아무도 지킬 수 없는 이상향의 도덕적 의무가 된 것이다.

학생의 마음을 살릴 수 있는 교사의 마인드세팅

 

얼마 전 어느 온라인 교사 커뮤니티에서 조회수가 폭발하며 화제가 된 글이 있다.

 

"난 애들한테 싫은 소리 안한다.  어떤 아이가 다른 아이를  괴롭히고 뛰어다니며 소

리를 질러도 그냥 웃는 얼굴로 '하지 말자~' 한마디만 하고 끝낸다. 여기서 훈육한답

시고 목소리 높이거나 반성문 쓰게 한들 그것으로 변할 아이도 아니고, 역으로 항의

받고 경찰서 왔다 갔다 하면  내 삶만 피폐해질 뿐이다.  그러니 문제로 부터 눈을 돌

리고 조용히 산다. 다만 그 아이 때문에  피해 입는 우리 반 아이들이 불쌍할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을 위해 내 인생을 희생할 생각이나 용기는 없으니....."

 

이 글을 쓴 교사에게 사도헌장의 시준을 갖다 대면, 교사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교사로서의 도덕적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보다는 심리적인 원

인을 살펴보고 싶다. 요즘 아이들의 생활태도와 사회적 분위기로 볼 때, 글 내용의 앞

부분은 충분리 공감이 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왜 희생할 생각이나 용기를 낼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는 걸까?

 

앞서 말했던 드라마 속에서 의사는 이미  죽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계속 하면서

살릴 수 있다고 절규했는데,  교육에서는 왜 쉽게 포기해 버릴까? 결과가 어떻든, 과

정 속에서 끝까지 사명감을 갖고 계속해 볼 오기마저 생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까지 올리고 다음에 2회차에 또 올리겠습니다.